페라리는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자연흡기 V12 엔진을 탑재한 프런트 엔진 GT 모델 '12칠린드리'의 한정판 스페셜 시리즈인 '12칠린드리 마누알레'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이번 모델의 핵심은 페라리가 독자 개발한 '마누알레 바이 와이어(Manuale by-wire)' 시스템이다. 기존 기계식 수동변속기의 조작 감각을 전자제어 기술로 구현한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으로, 기어 레버와 클러치 페달을 통해 운전자가 직접 변속하는 몰입감을 제공하면서도 최신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 시스템은 매뉴얼 제어 장치와 클러치 바이 와이어 페달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운전자가 기어 레버를 조작하면 센서와 전자제어 시스템이 이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변속을 수행하며, 기어가 맞물릴 때의 저항감과 클릭감, 기계적 피드백까지 정교하게 재현했다. 허용되지 않은 기어를 선택하거나 클러치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어 체결을 차단하는 기능도 갖춰 실제 수동변속기의 조작 특성을 그대로 구현했다.
특히 클러치 바이 와이어 시스템은 운전자의 발끝 움직임을 정밀하게 감지해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제어한다. 기존 기계식 클러치 특유의 페달 압력 변화와 조작감을 기계식 스프링 구조로 재현했으며, 운전자의 조작 타이밍에 따라 부드러운 변속은 물론 숙련도에 따른 차량의 반응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2칠린드리 마누알레는 1단부터 6단, 후진까지 모두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오토매틱 모드로 전환해 편안한 주행도 가능하다. 감속 시에는 클러치를 조작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거동을 구현하는 코스팅 기능도 적용돼 일상 주행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모두 만족시킨다.
파워트레인은 최고 9,500rpm까지 회전하는 페라리의 자연흡기 V12 엔진을 그대로 탑재했다. 고회전 영역에서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V12 엔진과 새로운 매뉴얼 제어 시스템의 조합은 운전자와 차량 간 교감을 극대화하며, 페라리가 추구하는 순수한 드라이빙 경험을 완성한다.
실내 디자인 역시 과거 페라리 수동변속기 모델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센터 터널에는 전통적인 금속 기어 시프트 게이트를 적용했으며, 좌측 상단에 후진 기어를 배치한 클래식 6단 변속 패턴을 구현했다. 알루미늄 기어 노브에는 백라이트 그래픽을 적용해 현재 선택된 기어와 주행 모드를 직관적으로 표시한다.
센터 콘솔과 페달 배치도 운전자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페달이 이상적인 삼각 구도를 이루도록 설계해 스포츠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인체공학적 레이아웃을 완성했으며, 오토매틱 모드에서도 편안한 조작성을 유지하도록 배려했다.
희소성도 한층 강화했다. 페라리는 12칠린드리 마누알레를 전 세계 1,499대만 한정 생산한다. 생산 대수는 1947년 브랜드 최초의 V12 엔진 배기량에서 착안한 숫자로, 페라리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담았다.
모든 차량은 페라리의 최고급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테일러 메이드(Tailor Made)'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측면 배지에는 레이저 각인 로고를 적용하고, 프런트 스플리터와 리어 윙에는 전설적인 365 GTB/4를 오마주한 핀스트라이프 디자인을 더했다. 여기에 전용 5스포크 단조 휠과 특별 마감의 스쿠데토 배지, 로고가 새겨진 알루미늄 도어실 등을 적용해 한정판만의 차별화를 완성했다.
페라리는 이번 모델을 통해 전동화 시대에도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운전자 중심의 감성과 기계적 교감을 유지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첨단 전자제어 기술과 전통적인 수동변속기의 감성을 결합한 '12칠린드리 마누알레'는 순수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전 세계 페라리 컬렉터와 마니아들에게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지 제공/페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