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특례시가 민선9기 출범과 함께 행정 운영의 새로운 변화를 시작했다.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되던 간부회의를 시민에게 공개하는 '시정회의'로 전환하고, 정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생중계하며 '열린 행정' 실현에 나선 것이다.
고양시는 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민선9기 첫 시정회의를 개최하고 회의 전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앞으로도 매월 첫 번째 수요일 오전 10시 시정회의를 생중계해 시민 누구나 시정 논의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변화는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의 민선9기 1호 결재인 '열린고양 프로젝트'의 핵심 정책이다. 결과만 발표하는 행정을 넘어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토론, 고민까지 시민과 공유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국무회의 공개와 생중계를 확대하며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방식을 도입해 '국민과 함께하는 국정 운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 역시 지방정부 차원에서 같은 방향의 소통 행정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책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회의 공개를 확대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시정회의의 주제는 고양시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인 '일자리 창출'이었다.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어나 자족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해법을 놓고 시장과 실·국·소장이 직급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회의에서는 공업용지 확보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도시주택정책실은 현재 약 31만5천㎡ 규모의 공업용지를 확보하거나 추진 중이며 창릉신도시 기업이전단지와 일산테크노밸리 등을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도의 공업용지 재배분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관련 용역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선 시장은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과밀억제권역 규제로 인해 고양시가 상대적으로 공업용지 확보에 불리했던 구조를 설명하면서도 "법 개정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현행 제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업용지는 기업 입지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며 "조성원가 공급과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장점을 적극 활용해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경기도와의 협의를 강화하기 위한 전담 TF 구성, 타 시·군 미사용 공업용지 확보 전략, 성장관리계획구역 확대, 기업 이전 지원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이어졌다.
민 시장은 토론 과정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제도 개선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과밀억제권역 내 기업 지원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경제자유구역 조성과 기업 유치 기반 사업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했다.
그는 "기업 유치는 결국 속도가 경쟁력"이라며 "기반시설 조성이 늦어지면 기업은 다른 도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특정 부서의 일이 아니라 모든 부서가 함께 해결해야 할 시정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업용지 확보 외에도 돌봄 인력 확대, 의료와 관광산업 연계, 지역 대학과 의료 인프라 활용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민 시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일자리 정책은 새로 만드는 것뿐 아니라 기존 일자리를 지키고 확충하는 것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현장 데이터와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AI 행정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여 시민과의 소통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정회의는 단순히 회의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시민에게 보여주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는 새로운 행정 문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중앙정부의 국무회의 공개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변화로 평가받는 것처럼, 고양시의 시정회의 생중계 역시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지방행정 혁신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국무회의와 시정회의는 성격과 권한이 다른 만큼, 두 사례의 공통점은 정책 결정 과정을 공개해 소통을 강화하려는 방향성에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진/고양시